[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기업들이 디지털자산을 대거 축적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어왔던 전략이 하락장 국면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각)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 급락으로 해당 자산을 재무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온 기업들의 평가손실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른바 ‘세일러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주말 비트코인은 7만6000달러 아래로 밀리며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평균 매입가를 하회했다. 이에 따라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보유 비트코인에서 평가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스트래티지는 현재 70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가는 월요일 하루에만 7% 하락했다. 비트코인이 지난해 10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스트래티지 주가는 누적 기준 60% 이상 밀린 상태다.
상승장에선 레버리지 전략…하락장에선 부담으로
디지털자산 축적 전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의 강한 지지를 받았다. 스트래티지를 필두로 여러 기업이 주식과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매입했고, 이는 디지털자산 가격 상승을 증폭시키는 레버리지 수단으로 작용했다. 미국 행정부가 디지털자산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지며 이 같은 전략은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최근 투자자들이 기술주와 디지털자산 등 위험자산에서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디지털자산 가격 하락과 함께 관련 기업 주가가 먼저 급락했고, 이는 다시 자금 조달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디지털자산을 더 사기 위해 주식과 채권을 발행하던 구조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더리움도 예외 아냐…축적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부담
이더리움 역시 조정 압력을 피하지 못했다. 이더리움은 최근 2300달러 선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여름 고점 대비 절반 이상 밀렸다. 이더리움을 대규모로 축적해온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는 약 64억 달러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비트마인은 약 430만 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가는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축적 기업 전반으로 부담이 확산되자 시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계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가격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기업이 보유 자산을 매도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이는 다시 디지털자산 가격을 압박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된다.
mNAV 하락이 던진 경고…스트래티지 전략의 분기점
스트래티지의 경우 기업가치를 디지털자산 보유 가치로 나눈 지표인 mNAV가 현재 1.1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는 과거 2를 웃돌던 수준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회사 경영진은 mNAV가 1 이하로 떨어지고 추가적인 자본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디지털자산 매도도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시장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다만 스트래티지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2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며 단기적인 유동성 압박은 완화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자산 축적 전략의 가장 큰 부담이 결국 주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토큰 자체를 보유하는 대신 프리미엄이 붙은 기업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 더 큰 손실을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자산 강세장에서 각광받았던 ‘세일러 모델’이 조정 국면에서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