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지난해 10월 반짝 호황을 보였던 디지털자산 시장이 연말 들어 급격히 위축됐다. 거래량 감소와 함께 자금이 규제 환경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해외 거래소와 수익률이 개선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시점이 디지털자산 시장 회복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10월 이후 유동성 급감…국내 5대 거래소 거래량 일제히 80% 감소

12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의 거래량은 지난해 10월11일 약 84억166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현재 10억8000달러선으로 내려오며 87.1% 하락했다. 빗썸 역시 같은 날 36억2638만달러에 달하던 거래량이 현재 4억7000만달러 수준으로 약 87% 급감했다.
중위권 거래소들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성과는 일시적에 그치고 있다. 코인원은 지난 6일 USDC 수수료 무료 및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이벤트에 힘입어 3억3000만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연중 고점을 경신했다. 하지만 현재 거래량은 약 5536만 달러로 고점 대비 83.2% 급락하며 이벤트 효과가 힘을 잃은 모습이다.
코빗 또한 현재 약 1137만 달러의 거래량을 유지하며 10월 고점(약 1억624만달러) 대비 89.3%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고팍스도 바이낸스 인수건으로 시장 기대감이 컸으나, 임원 변경 및 고파이 상환 등 인수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대비 감소율은 75.2%며, 현 거래량은 53만달러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자금…해외 거래소로의 이탈도 가속
이 같은 거래 위축은 국내 증시 활황에 따른 자금 이동과 함께, 대규모 트레이더들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4조105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월평균 거래대금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1월 이후 5년 만이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 14조4170억원과 비교하면 약 67%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더해 국내 디지털자산 자금의 해외 유출도 거래 위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타이거리서치와 코인게코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중앙화 거래소(CEX)에서 해외 중앙화 거래소로 이동한 자금은 약 124조원에 달했다.
보고서는 국내 중앙화 거래소가 현물 거래 중심의 엄격한 규제 환경에 놓여 있는 반면, 해외 중앙화 거래소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파생상품 등 보다 다양한 투자 상품으로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 수요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규제 차이로 인해 업비트·빗썸 등 국내 거래소보다 바이낸스·바이비트 등 해외 거래로 거래가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이언 윤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거래소의 트레이딩 규모 감소 시점을 보면 2021~2022년 이후 꾸준한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식시장 활황도 하나의 요인이지만, 거래 규모가 큰 트레이더들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한 영향이 1차적인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크립토 시장은 본질적으로 대체자산 성격을 띠는 만큼, 최근처럼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높아질 경우 자금 이동은 불가피하다”며 “특히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디지털자산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점이 시장 전반의 매력도를 떨어뜨렸다”고 덧붙였다.
향후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주식시장 흐름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윤 연구원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회복은 주식시장이 횡보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할 때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시장 수익률이 어느 수준에서 정체되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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