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예윤 기자] 미국 고용 지표가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주말 동안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거시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다시 부각되는 가운데 투자 심리는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10일 오전 9시45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날 대비 0.02% 내린 1억3342만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1.17% 상승한 9만60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비앤비(BNB)는 0.15% 오른 897달러에 거래된 반면 △이더리움(ETH) △엑스알피(XRP) △솔라나(SOL) △트론(TRX) △도지코인(DOGE) 등 주요 알트코인은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을 보였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시장에서 약 6353만달러(약 927억4700만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가운데 약 58%는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약 2억6600만달러(약 3883억3000만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의 배경에는 미국 고용 지표가 있다. 9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5만 명 증가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7만 명을 하회하는 수치다. 특히 제조업 일자리가 8000명 감소하며 고용 지표 전반을 끌어내렸다. 전월 고용 증가 역시 기존 발표된 6만9000명에서 5만6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 고용 상황이 예상보다 둔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12월 실업률은 4.4%로 전월(4.5%) 대비 소폭 하락했다. 다만 실업률은 구직 포기자 증가 등으로도 낮아질 수 있어 고용의 질적 개선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은 고용 보고서 발표 직후 9만700달러까지 상승하며 즉각 반응했지만 장중 한때 9만1000달러를 웃돌았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이후 하락 전환했다. 위험자산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더리움 시장에서는 약 2억달러(약 2920억원) 규모의 롱 포지션 청산이 발생했다.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자금 이탈이 이어졌다. 최근 7거래일 동안 이더리움 ETF에서는 누적 약 6억8500만달러(약 1조3000만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기관 비중이 높은 이더리움의 경우 거시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다. 엑스알피(XRP)는 리플의 영국 금융감독청(FCA) 승인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저항에 막혔다. XRP는 7일 단순이동평균선인 2.15달러 돌파에 실패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고용 증가 둔화와 실업률 하락이라는 엇갈린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경로에 대한 해석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노동시장 평가에서 실업률을 중시한다고 밝혀온 만큼,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비관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ETF 자금 흐름과 파생시장 지표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며 디지털자산 포지션 축소 국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 매니징디렉터가 이끄는 애널리스트 팀은 이달 들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 자금 흐름에서 ‘바닥 다지기’의 초기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기한 선물 시장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 포지션에서도 매도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JP모건은 “관련 지표를 종합하면 2025년 4분기 동안 진행됐던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디지털자산 포지션 축소 국면이 대체로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디지털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40으로, 전날(41)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포, 100에 가까울수록 탐욕 심리가 강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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