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뉴욕 금 시장은 8일(현지시각) 주요 원자재 인덱스 리밸런싱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소폭 상승세로 나타났다. 대표 선물 상품인 1월물 COMEX 금은 온스당 4449.70달러로 거래돼 전일 대비 0.01% 상승했다. 이는 역사상 다섯 번째로 높은 거래금액이며, 올해 들어 2.87% 상승한 수준이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이날 금 가격은 장중 한때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후반 들어 저가 매수 유입과 함께 반등하며 전일 종가(4456.24달러) 수준을 소폭 상회한 4458.1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앞서 지난달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 4529.10달러 대비로는 약 1.75% 낮은 수준이다.
이번 주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블룸버그 상품지수(BCOM)와 S&P 골드만삭스 상품지수(GSCI)의 연례 리밸런싱이다. 양대 인덱스는 유동성과 생산량을 기준으로 구성 종목의 비중을 조정하는데, 지난해 금과 은 가격이 각각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두 금속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의 BCOM 내 비중은 20.4%에서 14.9%로, 은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올라 한센 삭소은행 상품전략헤드는 “금과 은이 상품지수 내에서 가장 큰 리밸런싱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선물 시장에서 각각 60억~70억 달러에 달하는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 가격은 이번 주 초 82.36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9% 이상 하락하며 매도 압력을 선반영하고 있다. 금 역시 이번 주 고점 대비 2% 가까이 조정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리밸런싱이 금·은 시장의 수급 구조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쉬에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금 비중 축소가 가격 상승과 동시에 이뤄졌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수급에 실질적 충격을 줄 수 있다”며 “240만 온스 규모의 매도는 가격에 2.5~3% 하락 요인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기계적 매도를 시장이 흡수할 수 있다면, 이는 강한 실수요 기반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만약 반등 없이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최근 랠리는 일시적 모멘텀 중심이었음을 반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록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이 존재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금과 은의 수급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앙은행의 매입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며, 은은 구조적인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구리 역시 미-중 무역 불확실성과 미국의 재고 축적 영향으로 재고 수준이 낮은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상반기 구리 가격 전망치를 톤당 12,750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연초 재고 부족과 지정학적 요인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2분기에는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를 계기로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 후반까지 이어질 리밸런싱 기간 동안 금과 은 가격은 일시적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덱스 추종 자금의 기계적 매도는 가격에 단기 충격을 줄 수 있으나, 중기적으로는 중앙은행 수요와 실물 수요가 가격 하단을 지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이다.
한센 삭소은행 전략가는 “리밸런싱 매물이 흡수되며 가격이 안정된다면 금의 강세 구조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반면 매도에 대한 흡수력이 낮아지면 기술적 조정 국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