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뉴욕 금 시장은 전일 대비 4% 이상 하락하며 4,350달러 아래로 밀려났다. 금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차익 실현 매물과 거래소 증거금 인상, 지정학적 긴장 완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단기 급락세를 나타냈다.
29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물 금 선물은 전장보다 207.10달러(-4.55%) 하락한 4,339.84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1.5주 만의 최저치이며, 차트상으로도 전일 종가인 4,533.21달러에서 장중 내내 지속적인 하락 흐름이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 장 개장 직후부터 매도세가 집중되며 급락했고, 이후 유럽·뉴욕 장에서도 반등 시도 없이 약세 흐름이 지속됐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촉매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금·은 선물의 증거금 요건을 인상한 데 따른 롱 포지션 청산 압력이다. 최근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레버리지를 활용한 매수 포지션들이 일제히 정리되면서 하락폭이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3월물 은 선물도 8.53% 급락하며 최근 고점 대비 조정을 심화시켰다.
지정학적 요인도 금의 안전자산 수요를 일부 약화시켰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안보 보장 틀이 상당 부분 마련됐으며,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며 금리 불확실성 속에서도 일부 긴장 완화 기대가 반영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핵심 쟁점인 도네츠크 지역 문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항이 합의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동과 베네수엘라발 불확실성은 여전히 금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주 나이지리아 내 ISIS 관련 표적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고, 베네수엘라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봉쇄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 요인은 금의 방어적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에도 불구하고 금의 연간 수익률이 70% 이상 상승하며 1979년 이후 가장 강력한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매입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그리고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지난 한 달간 금 보유량을 3만 온스 늘려 총 7410만 트로이온스로 확대했으며, 13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 규모는 220톤으로 전분기 대비 28% 증가했다. 금 ETF의 순매수 포지션도 지난 26일 기준 3.2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은 ETF도 3.5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연준이 지난 10일 발표한 월간 4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 공급도 장기적으로 금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파 성향의 케빈 해싯 NEC 위원장을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통화 완화 기조 지속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