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31일(현지시간) 시장의 폭넓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연준은 이틀간의 정책회의를 마치고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2.25 ~ 2.50%에서 2.00 ~ 2.25%로 25bps 낮춘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경제 전망과 관련한 글로벌 상황의 영향과 약화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린 것은 2008년 12월 16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은 금리 인하와 더불어 대차대조표 축소 작업도 당초 예정 보다 두 달 빠른 8월 1일부터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또 앞으로 나올 경제 데이터들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면서 사상 최장기간 이어지는 미국의 경기 확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덧붙였다.

연준의 이 같은 입장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등 경제 상황에 따라 향후 추가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CNBC 방송은 모간 스탠리의 짐 카론이 연준이 금리를 더 큰 폭 내리지 않은 것은 정책 실수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치 보존 수단으로 인식 되는 비트코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 왔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중앙은행이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경기침체에 대비하는 헤지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 경제권에서 거의 나 홀로 강력한 성장세를 유지해온 미국 경제가 둔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은 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연준의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경우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 대신 가치 보존 기능이 뛰어난 비트코인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가 비트코인에 미칠 플러스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견해도 있다. 금리 인하와 그로 인한 통화 가치 하락이 장기적으로는 분명 비트코인에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비트코인 이외에 경기 침체와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할 다른 헤지 수단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뉴욕시간 31일 오후 3시 27분 코인마켓캡에서 전일(24시간 전) 대비 3.85% 오른 1만2.74달러를 가리켰다. 이는 금리 인하를 결정한 연준 정책회의 성명 발표 이전과 별 차이가 없는 수치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비트코인에 아직은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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