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미선 이코노미스트]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의 약세 흐름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1일 8만559달러까지 떨어지며 전고점 대비 36% 하락했다. 12월3일 기준 9만1000달러로 일부 회복됐지만, 기술적으로는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하는 9만3000달러 이상에서 지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앤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지난 1일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동안 5% 가까이 급락하며 시장 심리를 다시 위축시켰다. 해당 급락은 오전 9시께 시작됐고, 이는 우에다 카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시점과 맞물렸다. 우에다 총재는 2주 후 열릴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의 장단점을 검토하고 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12월 일본 기준금리가 현 0.5%에서 0.75%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고, 일본 10년 금리는 하루 동안 7bp 상승해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일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앤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는 단기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8월5일에도 코스피 지수가 장중 11%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지만, 패닉 셀링은 하루 만에 진정됐고 지수는 1~2일 만에 회복된 바 있다. 비트코인 역시 당시와 유사한 반등 흐름을 보였다. 이번에도 12월1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사가 전해졌으나 전날부터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고 있어 영향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하락을 촉발한 트리거
비트코인 가격이 정점 대비 30% 이상 하락하면서 이번 사이클이 10월을 정점으로 종료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6만~7만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향후 가격 전망에 앞서 이번 하락을 촉발한 구체적 요인과 그 영향의 지속 여부,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변수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월10일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단 몇 시간 만에 16억7000만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고, 이후 연쇄적인 추가 청산이 이어지며 약세 국면이 시작됐다. 당시 시장은 강제 청산의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 달 뒤인 11월20일 JP모건이 스트래티지(MSTR)가 MSCI 글로벌 인덱스에서 편출될 위험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MSCI가 10월10일 이미 해당 편출 논의를 시작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MSCI는 비트코인을 전략적 재무자산으로 과도하게 보유한 기업을 일반 기업이 아닌 ‘투자펀드’와 유사하다고 판단하고 지수에서 제외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MSTR의 경우 총자산의 약 80%를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어 MSCI가 제시한 50% 기준을 크게 상회한다. 당시 논의는 일부 제한된 투자자에게만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MSCI는 12월31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2026년1월15일 최종 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다. 과거 유사 사례를 고려할 때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MSTR은 글로벌 인덱스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MSCI는 왜 DAT 기업들을 편출하려 하는가
공식적인 관점에서 MSCI는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유한 기업들이 ‘투자펀드와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과 높은 상관성을 갖고 전체 인덱스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경우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한 인덱스 투자자들이 가격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지수가 기존에 갖고 있던 성격과 예측 가능성이 크게 바뀌지 않도록 지수 대표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수 있다. 또한 MSCI 인덱스를 이용하는 주 고객들이 이러한 우려를 표명함에 따라 MSCI가 요구를 수용해 편출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MSCI의 결정은 많은 디지털자산 투자자들에게는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어떠한 법적인 절차 없이 민간 지수제공업체가 특정 기업들을 주식시장에서 배제시키고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은 많은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현금, 주식, ETF를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인덱스에서 편출되었던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기업의 주요 재무자산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올해 주요 트렌드였고 전 세계 142개 상장 기업들은 비트코인을 포함해 총 1373억달러의 디지털자산를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의 약 5%에 해당한다. 이 기업들은 디지털자산를 ETF가 아닌 현물로 직접 매입해 보유했기 때문에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았고 관련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MSCI의 규정 발표는 이와 같은 기업들을 타깃으로 했다.
지난 5월부터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MSCI의 이번 인덱스 편출 결정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며, 투자자들의 디지털자산 보유 방식을 현물 직접 매입이 아닌 금융기관 상품을 통한 매입으로 바꾸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의도된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JP모건의 증거금 상향부터 인덱스 편출 논의까지 주요 흐름
- 2025년 5월 : 유명 공매도 투자자 짐 채노스(과거 엔론 공매도한 것으로 알려짐),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롱, MSTR 공매도 포지션 취한 것으로 밝힘. 이는 투자자들이 인식하는 MSTR과 비트코인간의 관계, 즉 MSTR과 비트코인 간의 심리적인 연결을 분리시키는 역할을 함.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이 포지션은 11월10일 청산되었음
- 2025년 7월 : JP모건, MSTR의 주식 거래 증거금 요건을 50%에서 95%로 갑자기 상향 조정. 이는 투자자들이 MSTR 레버리지 거래를 위해 더 많은 자본금을 납부해야 함을 의미하며 결국 많은 트레이더들은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줄이게 됨. 증거금 요건 95%는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매우 크거나 위험한 증권에 적용되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 투자자들은 이 조치가 별다른 설명 없이 이루어졌으며 징벌적 조치로 느껴졌다고 지적
- 2025년 8월 :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은행들은 비트코인 연계 구조화상품 설계 시작. 8월 모건스탠리는 블랙록의 IBIT 연계 구조화채권 문서 공개. 이러한 구조화채권은 고객에게 비트코인 노출 상품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
- 2025년 9월 : S&P500 지수 위원회, MSTR이 인덱스 편입을 위한 정량적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재량권을 가지고 지수에 편입하지 않기로 결정
- 2025년 10월 : MSCI, 비트코인 등 Digital asset 비중이 높은 기업(자산의 50% 이상)을 인덱스에서 제외시키는 것을 목표로 논의 시작(10일), 모건스탠리, IBIT 연계 구조화상품 SEC 제출. 기업의 비트코인 직접투자의 문은 닫히고 금융상품을 통한 투자의 길은 열리게 된 것
- 2025년 11월 : JP모건,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MSTR이 MSCI 인덱스에서 편출될 경우 80억~90억달러 매도 발생할 것이라 경고. MSTR 시가총액은 550억 달러(전날 기준)로 80억달러는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규모
- 2025년 11월 말~12월 초 : JP모건, 비트코인 연계 구조화상품 출시. 뱅가드(Vanguard), 12월 2일부터 증권 플랫폼에서 디지털자산 ETF 거래 허용
- 2025년 12월~2026년 1월: 12월 말 MSTR의 MSCI 인덱스 편출 관련 협의 마감. 2026년 1월 15일 최종 결정. MSCI 외에 FTSE 러셀, 나스닥 100 등에서도 유사한 조치 취해질지 지켜볼 필요

흥미롭게도 JP모건의 MSTR 증거금 상향과 MSCI의 인덱스 편출 논의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의 비트코인 관련 상품 준비와 출시가 동시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시장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MSCI는 자체 규정을 통해 기업이 현물 디지털자산를 직접 다량 보유할 경우 인덱스에서 편출함으로써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DAT(Digital asset treasury) 기업들은 인덱스 편출을 피하기 위해 총자산의 50% 이하로 디지털자산 보유 비중을 낮추거나, 자회사 또는 신탁 설립을 통해 보유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변경해야 할 것이다.
MSTR이 인덱스에서 편출된다면
MSTR 주가 : 만약 MSCI의 인덱스 편출이 결정되고 여타 인덱스도 동일한 결정을 내린다면 패시브 펀드들의 매도가 불가피할 것이다. 다만 MSTR 주가는 10월10일 대비 39% 하락, 고점 대비로는 54% 하락해 이러한 우려는 상당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 대비 기업가치 비율(mNAV)이 과거 2.5배에서 현재 1.1배로 낮아짐에 따라 저가매수 유입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인덱스 편출로 인한 매도 압력을 일부 상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글로벌 인덱스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됨에 따라 이전 대비 주주기반 축소, 유동성 감소는 뒤따를 수 있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크게 상승하고 블록체인 산업이 전방위적으로 확장된다면 MSTR과 같은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수 제공업체들은 디지털자산 기업을 포함한 별도의 인덱스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블록체인 산업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성장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으로 글로벌 인덱스에 재편입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디지털자산 생태계에 미칠 영향
기업에서 ETF로의 손바뀜 :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기업들의 매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기업의 매수 부재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다소 둔화시킬 수 있지만 ETF 발행 금융기관들의 매수 규모는 더 커지면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보유하도록 압력을 가했던 투자자들은 이제 직접 ETF를 매수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 인식 : 비트코인을 재무준비금이나 통화로 인식하고 보유하기보다는 투자 자산으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업계가 이 부분을 분명히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리테일 및 기관 투자 상품으로서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기업들이 직접 현물 디지털자산를 보유하는 방식에 제약을 가함으로써 비트코인 ETF의 입지가 강화되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 : 기업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자본의 흐름이 이제 대형 은행 및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거치는 방향으로 변화됨에 따라 운용사 등 금융기관들은 비트코인 ETF 및 관련 상품을 통해 운용 수수료와 거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되었다. 기술을 이길 수 없다면 최소한 유통망이라도 통제하겠다는 월가의 고전적인 대처 방식이며, 현재로써는 이들이 원했던 결과를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근 가격 하락이 기업에서 ETF로의 물량 손바뀜 과정에서 기인했다고 이해한다면 이번 가격 하락은 시스템 붕괴 등의 원인이 아니기에 향후 우호적인 제도적 뒷받침과 12월 예상되는 연준의 금리인하, 신임 연준의장 결정 등의 이슈를 거치며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다수의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으로 시장이 다시 회복될 수 있는 건전한 자생력이 어느정도 마련된 가운데, 디지털자산 시장의 유동성지표로 볼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지난 24일 하락세를 멈추고 12월3일 현재까지 1.3%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2일 SEC 위원장 폴 애킨스는 SEC가 의회의 법률을 기다리지 않고도 혁신을 촉진하는 면제 조항 또는 규칙을 만들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CNBC 방송에서 밝혔다.
같은 날 BOA는 공식적으로 고객들에게 포트폴리오의 최대 4%를 비트코인 및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1만5000명의 BOA 소속 금융자문가들은 이제 자신의 고객들에게 디지털자산 ETF 투자를 권장할 수 있게 되었다.
뱅가드 역시 자사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자산 ETF 거래를 허용했다. 이 모든 은행권의 움직임은 지난 11월 중순 XRP, DOGE 현물 ETF 승인이 난 직후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 9월 SEC가 디지털자산 ETF에 대한 일반 상장 기준을 승인한 이후 개별 ETF에 대한 검토 없이 승인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규제가 완화되면서 미국 정부의 셧다운 이슈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ETF가 승인될 수 있었다.
그레이스케일의 체인링크 ETF 등 다양한 알트코인 ETF들이 출시되고 있고 그간 디지털자산 ETF 거래를 허용하지 않았던 뱅가드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거래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구조화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은 더 많은 물량과 익스포져 확보가 필요할 것이다.
최근의 가격 하락이 이러한 물량 손바뀜 가운데 동반된 현상이라고 본다면 개인투자자들이 이 소용돌이에 휘둘릴 이유가 없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들을 “위험”으로 규정했던 은행들이 동시에 자체 비트코인 투자 상품을 준비했다는 사실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융상품으로서의 입지 강화, 더 탄탄해진 수요 기반을 고려할 때 디지털자산 자산의 장기적인 방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이미선 블록미디어 이코노미스트 약력

ING자산운용 채권트레이더
·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입사
· 빗썸코리아 리서치센터 센터장
· 위메이드 마켓인사이트 팀장
·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팀장
이미선 이코노미스트는 ING자산운용에서 채권트레이더, 애널리스트로 3년간 근무했다. KAIST 금융전문대학원 졸업 후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 입사해 2018~2022년 채권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스마트 콘트랙트가 금융을 바꿀 것이라고 확신해 블록체인 산업으로 전직했다.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팀, 빗썸코리아 리서치센터 센터장, 위메이드 마켓인사이트 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블록미디어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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