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미선 이코노미스트] 크립토시장의 디레버리징과 이에 따른 약세 흐름이 1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11월19일 현재 9만1000달러를 기록해 10월 5일 전고점 12만6000달러 대비 27% 하락했다. 지난 10월10일 167억달러(약 24조5000억원)의 역대 최대 레버리지 청산이 발생한 후 다수의 크립토 유동성 공급자들과 트레이더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었고 시중 유동성이 줄어드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이 주요 지지선을 하향이탈하며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되었다. 전날(18일) 한때 비트코인 가격은 9만달러를 하향 이탈해 8만900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감소
크립토시장의 유동성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지난 10월24일 고점 대비 1.6% 소폭 감소했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감소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게 나타나는데, 지난 2025년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에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었을 당시 약 일주일 간 0.9% 감소한 후 회복된 경우가 있었다.
역대 최대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감소한 경우는 2022년 5월~2023년 8월로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한 후 1년 5개월에 걸쳐 스테이블코인 시총의 34%가 감소한 바 있다. 현재의 경우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감소는 약 3주간 지속되고 있다.

비트코인 장기보유자들의 매도
7년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했던 장기 투자자들도 매도에 나서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되었다.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 흐름은 2024년 11월부터 이미 시작되었지만 지난 10월 대규모 강제청산으로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고 적극적인 매수 주체가 부재한 가운데 대규모 매도가 출회되면서 시장 가격을 끌어내렸다.
7년간 움직이지 않았던 지갑에서 비트코인 물량이 움직인 이유에 대해서는 더욱 안전한 주소로의 이동 또는 실제 매도가 아닌 수탁기관의 순환 움직임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으나 비트코인 ETF에서 실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했고 최근 나스닥 증시 하락으로 현금화의 필요성이 높아진 여건임을 감안하면 실제 장기보유자의 매도도 함께 진행된 것으로 보여진다.

과거 디레버리징 사례 비교
과거 디레버리징이 진행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던 사레들은 다음과 같다.
- 2021년 5월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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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락 기간 : 21년 5월~7월
- BTC 가격 하락폭 : 약 -50%
- 주요 원인 : 중국 채굴 금지 뉴스, 레버리지 과열, 시장 신용 축소
- 특징 : 펀딩비 기록적 양전환 이후 대규모 롱포지션 청산. 선물시장 붕괴와 디레버리징
- 2022년 5월 Terra-Luna 붕괴
- 하락 기간 : 22년 5월~22년 12월 (22년 11월 FTX 파산과 겹침에 따라 효과가 중첩)
- BTC 가격 하락폭 : 약 -63%
- 주요 원인 :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붕괴와 시장 레버리징 포지션 강제 청산
- 특징 : 대출 및 스테이블코인 기반 레버리지 연쇄 청산. 22년 6월 Three Arrows Capital(3AC) 파산 촉발. 기관 연쇄 파산으로 구조적인 시장 신뢰 붕괴
- 2022년 11월 FTX 파산
- 하락 기간 : 22년 11월~22년 12월
- BTC 가격 하락폭 : 약 -24%
- 주요 원인 : 코인데스크, Alameda 재무제표의 자산 대부분이 FTX가 발행한 코인(FTT)로 채워져 있다는 의혹 제기. 바이낸스 자오창펑 CEO, FTT 매각하겠다고 발표 후 약 7천억원 FTT 투매, 뱅크런 발생 및 FTX 인출 중단, 10여일 후 파산
- 특징 : 파생상품, 현물, 대출, 담보시장 복합적인 디레버리징
- 2023년 8월 대규모 롱청산
- 하락 기간 : 2023년 8월~9월
- BTC 가격 하락폭 : 약 -17%
- 주요 원인 : 연준 긴축우려, 리플 소송관련 미 법원의 SEC 중간항소 허용, 고레버리지 롱 포지션 집중,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 파산
- 특징 : 2024년 비트코인 ETF 승인 기대에 힘입어 하락 폭과 기간 제한됨
- 2025년 10월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
- 하락 기간 : 25년 10월~11월 현재
- BTC 가격 하락폭 : 약 -27%
- 주요 원인 : 대규모 롱포지션 청산 이후 기술적 지지선 하향 이탈, 미국 기관의 수요 약화,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셧다운 불확실성
- 특징 : 제도권 편입 진행되는 가운데 레버리지 청산과 유동성 축소. 비트코인 4년 주기에 따라 2026년 이전에 미리 현금화 한다는 주장 등
과거 사례들을 비교해보면 2023년 8월과 같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은 단발성 레버리지 청산의 경우 가격 하락은 약 1개월 이내에 종료되었다. 시스템이 유지되는 가운데 위험자산에 대한 심리가 위축되었던 2021년 5월과 2022년 11월의 경우 하락 기간은 2~3개월 지속되었다. 한편 테라-루나 붕괴와 3AC 파산과 같은 대형 플레이어의 파산, 담보시스템이 붕괴되는 경우 하락 기간은 7개월 가량 지속되었다.
현재의 경우 유동성과 투자심리는 악화되었으나 크립토시장 전반의 시스템이 위협받는 상황은 아니며 오히려 XRP 등 알트코인 ETF 승인과 미국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통과 등 크립토산업에 유리한 제도적 여건과 환경은 보다 잘 마련되어 가고 있다.
크립토시장의 레버리지 거래와 관련해서는 현재 적용되는 규제가 없는 만큼 과도한 레버리지 축적과 포지션 강제 청산이 늘 반복되며 가격 하락을 증폭시켜왔다. 즉 특별한 악재가 없더라도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과 그에 따른 연쇄효과는 시장에 분명한 영향을 끼쳐왔고 회복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했음을 우리는 과거 사례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디레버리징 상당부분 진행
현재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 규모는 2025년 상반기 이후 축적된 분량의 50% 이상이 정리된 상태다. 상당부분 디레버리징이 진행되었고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위험이 적다는 측면에서 이번의 경우 2021년 5월 또는 2022년 11월과 같이 2~3개월의 약세구간이 이어진 후 가격이 바닥을 다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미국 증시 조정은 연준의 스탠스를 완화적으로 이동
최근 빅테크 AI에 대한 거품 우려로 나스닥 지수가 조정을 받고 있다. 나스닥 지수의 추가 하락은 단기적으로 시중 유동성을 더 악화시키고 크립토시장을 동반 하락시킬수 있지만 이러한 흐름은 결국 연준의 통화정책을 보다 완화적인 스탠스로 이동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간 연준이 매파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증시가 장기간 호황을 이어왔던 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미국 증시가 하락하는 시점에서 연준은 항상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음을 고려하면 나스닥 조정 이후 12월 연준의 스탠스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선 블록미디어 이코노미스트 약력

ING자산운용 채권트레이더
·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입사
· 빗썸코리아 리서치센터 센터장
· 위메이드 마켓인사이트 팀장
·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팀장
이미선 이코노미스트는 ING자산운용에서 채권트레이더, 애널리스트로 3년간 근무했다. KAIST 금융전문대학원 졸업 후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 입사해 2018~2022년 채권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스마트 콘트랙트가 금융을 바꿀 것이라고 확신해 블록체인 산업으로 전직했다.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팀, 빗썸코리아 리서치센터 센터장, 위메이드 마켓인사이트 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블록미디어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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