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수직 상승하면서 스페인을 포함한 소위 주변국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포퓰리즘 정부의 예산안을 둘러싸고 EU 측과 마찰이 고조되면서 정치권 리스크가 또 한 차례 유로존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모습이다.

유럽연합기 [사진=로이터/뉴스핌]

19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76%까지 상승해 2014년 초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독일 국채 대비 스프레드 역시 유로존 부채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스프레드는 장중 1.4%포인트까지 확대, 지난달 말 1.0% 내외에서 가파르게 뛰었다.

투자자들의 ‘팔자’는 유로존 주변국으로 크게 확산됐다.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무려 10bp(1bp=0.01%포인트) 치솟으며 1.83%를 기록,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같은 만기의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도 9bp 뛴 2.11%에 거래됐고,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한산한 거래 속에 13bp 급등하며 4.5%까지 올랐다.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말 정부가 재정 적자 규모를 GDP의 2.4%로 목표한 예산안을 발표한 뒤 오름세를 보인 데 이어 최근 EU 측이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재차 혼란에 빠졌다.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스의 라이언 마이어버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리스크가 유로존 금융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재정 상태가 탄탄하지만 단기적으로 ‘퍼펙트 스톰’이 채권 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경우 주변국들이 이에 따른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탈리아의 부채 규모는 GDP의 130%에 달한다. 그리스에 이어 유로존 19개 회원국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 정부가 유로존 재정 규정을 어겼다는 EU 측의 전날 발언으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 정치 위기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번졌다고 전했다.

이날 CNBC는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 수 일 이내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탈리아를 진원지로 한 유로존 채권시장의 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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