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페이스북이 사상 최대 하락을 기록한 가운데 나스닥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블루칩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무역 ‘휴전’ 합의에 투자 심리가 개선된 한편 페이스북의 2분기 실적과 회원 증가폭 둔화가 IT 섹터의 ‘팔자’를 부추겼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증시의 강세를 이끌었던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상승 탄력을 회복할 것인지 여부에 시선이 집중됐다.

 

26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2.97포인트(0.44%) 오른 2만5527.07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8.63포인트(0.30%) 떨어진 2837.4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80.05포인트(1.01%) 급락하며 7852.18에 마감했다.

 

개장과 동시에 페이스북의 폭락이 월기의 시선을 끌었다. 전날 2분기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20% 가량 급락했던 페이스북은 이날 다시 20% 가량 후퇴, 역대 최대 규모의 하락을 나타냈다.

 

지난달 회원 수 증가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자 개인 회원 정보 유출 스캔들에 따른 펀더멘털 측면의 충격이 마침내 가시화됐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UBS가 페이스북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린 한편 목표주가를 212달러에서 180달러로 낮춰 잡는 등 투자은행(IB) 업계의 비관적인 전망이 꼬리를 물었다.

 

투자 심리가 냉각된 데 따라 IT 주요 종목이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마존이 3% 가까이 밀렸고, 트위터와 스냅이 각각 3% 이상 떨어졌다.

 

글로벌 X 소셜 미디어 상장지수펀드(ETF)도 4% 가까이 급락하며 페이스북의 파장이 관련 섹터를 강타한 상황을 반영했다.

 

애브 마리아 그로스 펀드의 브라이언 밀리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폭락했지만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24% 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정은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융커 위원장의 자동차 제외 무관세 합의를 놓고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회의적인 의견이 쏟아졌지만 일단 투자자들은 전면적인 무역전쟁 리스크가 진화된 데 안도하는 표정을 보였다.

 

세부 사안에 대한 알맹이가 빠진 만큼 실무 협상 과정에 마찰이 재점화, 중국과 협상 과정에 나타났던 반전이 재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 주요 외신과 업계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개별 종목 주가는 실적 향방에 따라 엇갈렸다. 초콜릿 업체 허쉬는 2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호재로 7% 이상 랠리했고, 페이팔 홀딩스는 이익이 애널리스트의 기대치에 못 미친 데 따라 2% 선에서 하락했다.

 

슈퍼밸류는 유나이티드 내추럴 푸즈가 29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냈다는 소식에 65% 폭등했고, 유나이티드 역시 16% 치솟았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6월 내구재 주문이 1%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3.8%에 크게 미달했고, 같은 기간 미국 상품 무역수지 적자가 683억달러로 5.5%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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