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프로메타 연구소 최창환 소장] 비트코인은 경제난에 빠진 국가의 국민들을 구제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필요는 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국민들은 나라를 신뢰하고 국가가 만든 돈을 통해 생활을 한다. 돈은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 번 것이다. 시간은 그 어떤 것으로도 살 수 없는 희소 자원이다. 한번 지나가면 되찾을 수가 없다.

그 귀한 시간을 들여 번 내 돈이 종이조각이 된다면? 내 돈인데 찾을 수가 없다면? 돈을 가지고 국경을 넘어갈 수가 없다면? 이런 일이 벌이지는 나라들이 있다.

레바논은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세계은행이 19세기 중반 이후 세계 역사에서 가장 심각한 경제 불황으로 규정하고 있을 정도다. 레바논 정부는 자금난으로 석탄을 수입하지 못해 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전력공급이 중단돼 병원 등 필수 시설이 마비됐다.

국민들의 은행예금을 동결했다. 물가폭등으로 화페가치가 90% 가까이 떨어진 상태에서 그나마도 예치한 돈도 찾지 못하고 있다.

돈을 돌려 달라며 은행을 두들기고 파괴하면서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베이루트 대폭발참사, 코로나 바이러스에 이은 경제위기에 레바논 국민들은 절망적인 상황을 트윗을 통해 알리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100만 볼리바르를 1볼리바르로 평가절하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치솟는 물가로 돈이 휴지보다 못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다.

베네수엘라 인플레이션은 2016년 800%, 2017년 4000%, 2018년 170만%로 치솟았다. 정부는 그 뒤 통계조차 발표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지폐로 핸드백 등 공예품을 만들 정도다. 아이들도 돈으로 장난감을 만든다.

베네수엘라 같은 하이퍼인플레이션 국가에서는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이 가치저장수단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레바논의 이런 상황은 정부의 신뢰, 돈의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에 생긴 일들이다. 부패한 정부, 포퓰리즘 정부는 화폐발행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용한다.

아프가니스탄은 최근 탈레반이 재집권 했다. 나라가 무너지는 순간에 전 정권의 책임자인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카불 공항을 통해 탈출했다.

“내가 있으면 내전이 격화돼 수많은 희생이 발생한다. 국민의 희생을 막기 위해 탈출한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국민을 위해 나라를 탈출한다면서 4대의 차에 현금을 꽉 채우고 도망가다 일부는 놓고 빠져나갔다.

아프간 난민들 중 비트코인을 가진 사람들은 계좌와 프라이빗키를 표시한 24개의 단어만 기억하면 몸만 빠져나와도 비트코인으로 자산을 가지고 나올 수 있다.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와 중앙은행이 발행한 피아트머니(법정화폐)와 비트코인을 비교하며 비트코인의 우월성을 자랑하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도 위의 트윗에서 “비트코인은 부패하지 않은 소프크웨어가 운영하는 사이버 세상의 은행”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레바논,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의 예를 들며 비트코인을 찬양하고 있다.

부패하고 믿을 수 없는 정치인과 약속을 지키는 컴퓨터 프로그램 중 무엇을 믿을 것인지 물어보고 있다.

발행이 제한되고, 스스로 보유하며, 가치가 상승하는 비트코인의 장점을 홍보한다.

이들 국가에서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었다면 당연히 비트코인이 없는 사람보다 좋을 것이다. 그러나 충분치는 않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도 나라를 잃고 도망쳐야 했고, 레바논 사람들도 비트코인이 있어도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한다.

레바논 출신 사람들은 이렇게 댓글을 단다.

“나는 레바논에서 왔어. 비트코인은 우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부패하지 않은 정부가 문제의 해결책이야. 정치인들은 우리 돈을 뻇어가고 있어”

인간은 함께 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동체, 국가가 필요하다.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호모사피엔스가 된 이유로 “가공의 이야기를 만들어 믿고 협동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돈, 국가, 회사 모두 인간이 만든 이야기이고, 이를 통해 협동할 수 있기 때문에 호모사피엔스가 인류인 것이다.

비트코인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 또는 국가를 뛰어넘는 공동체는 인류가 인류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이들 국가의 사례는 비트코인의 필요성 뿐 아니라 부패하지 않고, 무기력하지 않은 신뢰할 수 있는 중앙신뢰기구가 인간이 더불어 살기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사실도 함께 보여준다.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번영을 함께 생각해야 인류가 진짜 인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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